날씨가 21도까지 오를 만큼 좋았다. 템펠호프(Tempelhof) 공원에 갔다. 일부러 맑은 날로 골라서 간 거다. 베를린에서 꼭 가고 싶었던 장소였기 때문이다. 이곳은 과거에 나치 비행장으로 쓰이던 곳이다. 사방은 지평선까지 트여 있고 도로는 널찍한데 그보다 넓은 하늘이 있다. 이곳의 존재는 유튜버 오원의 베를린 브이로그를 통해 알게 되었다. 영상만으로도 이곳이 얼마나 큰 해방감을 주는지 느껴져 가기도 전부터 울컥했었다.
↑ 공원 입구에서 빌린 공유 자전거
드디어 템펠호프에 가는구나! 큰 기대를 품고 공원 입구에서부터 자전거를 빌려 들어갔다. 시야에 걸리는 건물 없이 몇 바퀴를 달렸다. 길은 무척 넓었다. 누군가와 부딪히거나 서로의 라이딩을 방해할 일은 없었다. 라이딩 방향이 정해져있지도 않았다. 같은 길 위에서도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 길은 중간중간 다양한 방향으로 열려있었다. 원한다면 길을 벗어나 잔디 위를 달릴 수도 있었다. 규칙 없이 광활한 평야에서 우리는 그저 끌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