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했던 초반과 달리 베를린 여행은 시간이 갈수록 안정되어 갔다. 오늘은 첫 숙소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하루 종일 베를린 도심을 관광하고도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침 교통권도 있겠다, 야경 투어를 할 겸 가장 빨리 온 시내 버스에 올라탔다. 발 가는 대로 흐르는 여행은 만하임에서도 해봤으니 무섭지 않았다. 버스는 고맙게도 볼거리가 많은 길을 따라 알아서 움직여주었다. 그러다 베를린 돔이 보였다. 길 아래로 청계천 같은 산책로도 있었다. 왠지 이쯤에 내려서 걷다가 돌아가면 좋을 것 같았다. 버스에서 내려 길을 따라 좀 걸었다. 낮과는 다른 매력의 분위기를 느끼며 건물들을 구경했다.
그러다가 저 멀리서 악기 연주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쿵. 쾅. 쿵. 쾅. 심장이 뛰었다. 우와아- 하고 입이 벌어지고 얼굴 근육이 잔뜩 늘어나며 상기됐다. 버스킹 공연인가? 유럽 와서 아직 한 번도 제대로 못 봤는데! 이건 내가 베를린에게 아주 기대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