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가 되어 상점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대부분은 각 상점의 사장님이나 직원이다. 가끔은 나처럼 손님인 사람들, 비슷한 속도로 걸어가는 행인들도 만난다. 그들과 나누는 대화는 비슷하다. 대부분은 만남과 헤어짐의 인사가 전부다.
그러다 보니 어떤 태도가 나를, 외국인을, 아시아인을, 여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인지 느껴졌다. 미세한 눈빛, 입꼬리, 표정의 변화 외에 두드러지게 차별받는 경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내가 츄스(Tschüss)-하고 다정한 굿바이 인사를 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누군가는 아시아인처럼 생긴 사람은 뭉뚱그려 중국인이라고 생각해 버리기도 했다.
↑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그럴 때면 한국에서의 나를 돌아보았다. 나 자신은 다른 사람들을 존중해왔는가? 누군가 나로 인해 기분 상한 일은 없었을까? 절대 아니라고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