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마치고 만하임으로 돌아왔다. 한국으로부터 택배 박스가 두 개 도착해있었다. 이번 생일은 조용히 보내려고 베를린까지 다녀왔는데 마음 약한 친구들이 이 멀리까지 보내준 거다.
↑ 친구들이 보내준 택배
작은 박스는 초등학교 친구인 민지가 보내준 선물이었다. 이 택배는 반송 위기 끝에 겨우겨우 내 품에 닿았다. 받는 사람의 이름이 ‘kang han sol’로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독일 사람들이 보기에 ‘kang han sol’과 ‘Hansol Kang’은 아예 다른 사람이기에 배송지를 찾지 못한 채 창고에서 방치되고 있는 걸 겨우 가져왔다. 택배를 받기까지 나도, 민지도 마음고생이 컸다.
그런데 선물을 보고 나니 피로가 싹- 가셨다. 반송되지 않고 내게 잘 전달되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테이프 포장부터 종이봉투, 뽁뽁이까지. 손길이 닿는 어디에서든 민지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상자 속 또 다른 상자에는 필름 카메라가 다섯 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