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오면서 걱정했던 것 중 하나는 내가 나를 위로하는 방식을 새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울에서는 일상에서 뭔가 부족함이 느껴질 때면 한강을 보러 가고, 성북천부터 청계천까지 걷기도 하고, 다다랩에서 혼술도 했다. 정말 필요한 순간 찾아갈 수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독일에 대해서는 정말 아는 것이 없어서, 혹시나 내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오면 어떡하나… 하고 다소 앞선 고민을 했다. 누군가는 노파심이라고, 6개월은 짧다고 하겠지만 사실 6개월동안은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내 손으로 계약한 이 집 밖에 없었다. 집 밖에 무엇이 있는지 잘 몰랐고, 심지어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있는 곳도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방에서만큼은 내 하루를 서울에서처럼 이끌 수 있는 물건들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구매한 물건은 우습게도 커피머신이었다. 출국 준비를 위해 주독 한인 커뮤니티를 네이버만큼이나 방문하던 중 마침 어떤 분께서 파시는 걸 보고 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