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함께 살게 된 플랫메이트의 이름은 쟈넷(Zsanett)이다. 나는 보통 쟈넷 대신 쟈니(Zsani)라는 애칭으로 그녀를 부른다. 쟈니는 헝가리 사람이지만 어릴 때 온 가족이 함께 독일로 이주해 학창시절도 독일에서 보냈다고 한다. 쟈니는 가족끼리 참 화목해서 주말이나 짧은 방학 기간이면 꼭 기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칼스루에(Karlsruhe)에 있는 본가에 갔다. 덕분에 나는 공용 공간을 혼자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 외로움을 타면서도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는 나에겐 최고의 거주 방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편, 오만 감각이 모두 낯선 생활 속에서 나는 미각으로나마 익숙함을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식 중에서도 하필 냄새가 곳곳에 베는 삼겹살이 먹고 싶었다. 마침 쟈니가 이번 주말도 자리를 비워주어 주방만큼은 한국으로 만들 수 있었다.
↑ 마트 페니(Penny)에서 발견한 삼겹살
금요일 저녁, 그녀가 떠나는 동시에 집 앞 마트 페니(Penny)에 갔다. 페니는 카우플란드보다도